제주토박이의 감귤, 더! 더! 더! 맛있게 먹는 방법
“감귤을 20% 더 달게 먹는 특별한 방법”
감귤의 고장인 제주도에 살고 있지만 사실 몇 십 년 전에는 제주도에도 귤이 귀했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제가 어릴 때인 70년대만 하더라도 서귀포 지역을 제외하곤 귤 농장을 보기가 쉽지 않았지요. 아마도 제 기억으론 80년대 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귤 농장들이 확장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제주사람이라고 해서 귤을 풍부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보기 힘든 귤 농장에서 귤이 익어갈 때쯤이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게 마련입니다.
어렵사리 맛이라도 보려고 덜 익은 귤을 먹어보신 분들, 제주도의 기성세대들 중에서는 아주 많을 텐데요, 십중팔구는 강한 신맛에 얼굴을 찡그려 본적 아주 많을 겁니다.
바로 이때, 많이 했던 행동이 있지요. 귤을 손바닥에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살짝 누르면서 만져주고 난 뒤 까서 먹으면 신맛은 사라지고, 달달한 맛이 올라오곤 했답니다. 뭐 이 정도면 제주도 사람들만 아는 아주 특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게 당시만 하더라도 그러려니 했었는데, 과학적으로 입증이 된 것이라네요.
“유난히 신 귤을 더 달게 먹고 싶다면 손으로 주무르고 먹어라.”
감귤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과일이나 야채에는 에틸렌가스라는 것이 생성됩니다. 이 에틸렌 가스는 자연식물 호르몬으로서 부패를 가속화시키는 성분이기도 한데, 상처가 나거나 충격을 받으면 호흡량이 증가하고 과일 표면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에틸렌을 발산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정답이 있는 것입니다. 손에 놓고 주무르면 에틸렌 성분이 분비되기 시작하면서 감귤의 표면 온도가 올라가게 되고 신맛은 사라지고 단맛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유난히 달지도 않고 신맛이 강하다고 느껴지는 감귤이 있다면 손으로 주물러 준 후 까서 드세요. 이렇게 하면 귤의 당도를 20%까지 올려준다고 합니다.
단, 에틸렌 성분은 부패를 가속시키기 때문에 주물러 준 감귤은 보관하지 말고 바로 먹어줘야 합니다.
이쯤에서 감귤에 대한 상식도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1. 감귤이 가장 맛있을 때는 언제인가
감귤은 노랗게 익었을 때보다 푸르스름 할 때가 가장 맛이 있습니다. 요즘은 덜한 거 같은데 과거에는 비일비재했었죠.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노란 귤은 수확을 한 뒤 강제 착색 과정을 거치고, 에틸렌가스를 사용해 귤을 강제로 후숙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꼭지부분에 연두 빛이 도는 감귤이 가장 맛있습니다.
2. 하얀 속껍질은 떼어 먹어야 한다?
아닙니다. 귤에 붙은 하얀 속껍질은 건강에 아주 도움을 줍니다. 이 하얀 속껍질에는 펩틴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 펩틴 성분은 대장운동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에 변비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3. 감귤을 많이 먹으면 피부가 노래진다?
많이 들어봤던 얘기일겁니다. 손에서부터 느껴지죠. 귤에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들어있어서 이 성분이 축적되면 착색현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또한 피하지방이 쌓이면서 얼굴을 비롯하여 피부 조직에 노랗게 보이는 얇은 부위가 생기는데, 일시적인 현상이니 개의치 않아도 됩니다.
4. 귤을 먹으면 살찐다?
귤은 비타민C 덩어리입니다. 때문에 감기예방에 좋고 신진대사까지 원활하게 해주는 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귤100g에는 약40kcal 정도의 칼로리가 들어 있습니다. 귤 한 개의 평균 무게를 200g이라 했을 때 약80kcal 정도 들어 있는 셈입니다. 공기밥에 들어있는 칼로리가 300kcal 라고 하니까, 감귤 4개만 먹어도 공기밥 한 그릇 먹고 섭취하는 칼로리보다 많은 셈입니다. 더군다나 감귤은 혈당수치가 높은 과일이어서 많이 먹을수록 살이 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