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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우경의 얼굴을 만져주는 녹색 옷을 입은 아이. 그들은 그렇게 만났다. 바라보기만 하던 녹색 옷을 입은 아이가 우경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접촉이 일어났다는 것은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망한 남자 아이의 여동생인지 우경의 기억에서 지워진 기억 속 아이인지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


녹색 옷을 입은 소녀;

모든 것을 잃어버린 후 비로소 한울센터에 얽힌 진실을 찾게 되는 우경



핵심 주동인물들은 다 등장했다. 첫 방송에서 나오지 않았던 이은호는 극적인 상황을 만드는 존재가 되었다. 그의 등장에는 그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유치원 온실 속에서 벌어진 사건은 우경의 삶 자체를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그 사건은 한울센터에서 시작되었고, 끝도 그곳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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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하다. 아이와 연결된 많은 이들이 사망하고 있다. 왜 그런지 명확하지 않다. 귀신 들린 아이들이 부모를 죽음으로 내몬다고 보기도 모호하다. 뭔지 알 수 없는 기이함이 그들을 사로잡고 있다. 아동 전문가로 한울센터에서 힘든 아이들을 상담하던 우경에게도 과거는 존재한다.


우경 스스로는 알지 못하는 하지만 남편인 민석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 잔상. 누군가 보인다는 우경의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는 결국 전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안에 중요한 열쇠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차량 화재 살인사건을 추적하던 지헌은 살인 용의자인 박용태를 발견하지만 그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짧은 머리의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호한 수영의 손에 칼이 쥐어져 있었다. 수영을 박용태 살인 용의자로 체포하지만 그는 강력계 형사다. 부검 결과 박용태는 이미 수차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주저흔들이 가득했고, 그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던 수영을 이용해 목적을 달성했다. 박용태의 죽음과 수색으로 박지혜 살인사건은 완벽하게 마무리 되는 듯했다. 하지만 죽기 직전 수영에게 건넨 발언이나 너무 완벽하게 사건이 마무리 된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지헌도 의문을 품었다. 남들을 경계하던 지혜가 수십 킬로미터를 달려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박용태를 만나러 그 외진 곳으로 갔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 박용태가 박지혜를 그곳으로 불렀는지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도로에 뛰어들어 우경의 차에 치여 사망한 아이에게는 여동생이 있다. 그가 그린 그림에는 숨겨진 아이가 있었다. 행복해 보이는 그림 속에 아이는 존재감이 낮았고, 나무 뒤에 숨어 잘 보이지도 않는 여동생의 존재 역시 기묘하다. 부부의 그림은 자세하고 화려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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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노력해도 부모는 등장하지 않았고, 그렇게 사건도 마무리되었다. 사람이 다닐 수 없는 전용차로에 갑자기 뛰어든 아이. 그 사건으로 아이가 사망하기는 했지만 우경에게 죄를 묻기도 어려운 사건이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결과였다.


아이 그림 속 부모는 한울센터와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고아원이었던 그곳에 숨겨진 비밀. 그 비밀에 감춰진 사악한 진실은 그렇게 원혼이 된 아이들을 우경에게 보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경의 차에 치여 죽은 아이도 우연일 수 없다.


녹색 옷을 입은 아이 역시 우연히 우경에게 나타난 것도 아니다. 우경의 상담을 받았던 계단에서 구른 아이 역시 우연이 아니다. 심지어 우경의 딸인 은서가 실종된 날 온실에서 마주했던 은호 역시 철저하게 만나야만 하는 사람들을 만난 것 뿐이다. 이 모든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이는 숙명이었다. 


온실에서 은서를 찾던 날 해맑게 웃던 은호의 뺨을 쳤던 우경은 아이를 잃었다. 만삭의 몸이었던 우경은 녹색 옷을 입은 아이의 등장과 계단에서 굴렀던 아이 시완의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그 발언들 속에 아이를 잃고 말았다. 6개월이 지난 후 일상으로 복귀를 앞둔 우경은 시완이 아이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 인지도 못했다.


자신이 소중한 아이를 잃은 것도 잊고 지낸 우경. 전화를 받지 않는 남편. 어디에서 온 전화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외면하는 남편의 행동에서 다른 여자가 있음을 직감했다. 만삭의 몸으로 초인적인 감각으로 은서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처럼 남편의 작은 행동에서 변화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한울센터로 돌아간 우경은 시완을 상담하다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을 다시 자각하게 되었다. 오래된 건물에 누수된 관을 통해 떨어지는 물방울들. 그리고 세상을 통달한 듯한 기묘한 아이가 툭 던진 이야기는 우경을 완벽하게 제어해 버렸다. 마친 최면이라는 거는 듯한 규칙적인 물방울 세례와 아이의 이야기들은 우경을 어딘가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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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회사 앞에서 함께 저녁이라도 하자는 우경의 전화를 거부한 남편은 바로 회사를 떠나 어딘가로 향한다. 뒤따른 우경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일이 바빠 회사에 있어야 한다는 남편이 젊은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우경만 본 것은 아니었다. 우경 남편인 민석이 만나는 여자는 비서이자 지헌이 사랑했던 옛 연인인 연주였다.


골프채로 남편의 차량을 부수며 분노를 표출하는 우경과 그런 그녀를 말리는 지헌. 놀란 연주를 감싸 안고 자리를 피하는 민석. 기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남편과 전 연인. 형사와 사건에 휘말린 여인. 그 기묘한 관계 속 4명이 한 장소에서 마주했다. 


세상 밖으로 나와보지도 못했던 햇살이로 인해 민석은 완전히 우경에서 멀어졌다. 부부의 연은 이어가지만 그의 삶 속에 우경은 존재하지 않았다. 차갑게 식기 시작한 이 가족은 서서히 하지만 완벽하게 망가져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부엌 칼을 들고 분노해 있던 우경을 막아 세운 것은 녹색 옷을 입은 아이였다.


다시 보이기 시작한 녹색 옷을 입은 아이. 주저 앉아 우는 우경의 뺨을 감싸주는 녹색 옷을 입은 아이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이 모든 상황과 과정은 이 순간을 위함인지도 모른다. 우경에게서 아이를 뺏고, 남편까지 멀어지게 만든 상황. 이는 아이들의 죽음과 그 가족의 붕괴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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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어머니는 남편이 돈을 남기고 차량 안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이 기뻤다. 주차장에서 발견된 차량 안에서 사망한 남자. 그 사건을 조사하던 지헌은 그렇게 경찰서로 가던 길에 우경의 폭주를 목격했었다. 간단한 조사 후 집으로 돌아온 소라 어머니는 남편의 생명보험 증서를 찾았다. 자신을 부리는 아이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너희 아버지가 죽었다"며 행복해 하는 이들 가족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을까?


우경은 소라의 상담도 했던 인물이다. 모든 사건의 연결점은 바로 우경이다. 의문의 사건들은 한울센터와 우경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사건들은 거대한 힘으로 우경을 몰아세웠다. 그리고 우경이 나서 의문을 풀도록 유도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은 그렇게 우경을 선택했다. 복잡한 듯 하지만 <붉은 달 푸른 해>는 그렇게 감춰진 진실 속에서 한 발 들어서기 시작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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