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시신 목격자가 나왔다. 그리고 차 안에서 사망한 소라 아빠의 죽음도 타살이라 주장하는 이가 나왔다. 그동안 자살로 여겨졌던 사건들이 모두 타살일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건들과 연결된 모든 이들은 범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목격자 아이;
미라 사건 주범이 과연 은호일까? 우경은 진범이 아닐까?
녹색 옷을 입은 아이를 찾기 위해 향한 곳에서 '문둥이' 시를 발견했다. 기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죽음 곁에 시와 아이가 있다. 이곳은 죽음을 제외한 두 가지가 함께 하는 곳이다. 여기에 우경이 봤다는 녹색 옷을 입은 아이일 수도 있는 이가 있다는 사실은 그런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두려움을 가진 채 원장 뒤에서 나온 아이는 녹색 옷을 입은 아이는 아니었다. 미라로 발견된 여인의 딸은 녹색 옷을 입은 아니가 아니었다. 부모의 보살핌이 없었던 아이는 발달 장애를 겪고 있었다. 부모와 소통하며 말을 배우고 사회성을 익히는 과정이 이 아이에게는 없었다.
부모 모두에게 방치된 아이. 일시적으로 우경은 아이를 맡게 되었다. 자신의 딸과 쉽게 친해지는 아이. 하지만 기본적인 식사 예절도 아이는 배우지 못했다. 마치 짐승처럼 밥을 먹는 아이의 모습에서 우경은 괴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아이 상담사가 봤을 때 이 아이의 모습에서 부모가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행동을 보고 우경이 확신한 것은 미라가 된 엄마의 죽음은 누군가에 의해 단죄를 받았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미라가 된 여인은 자신의 아이를 방임했다. 이 역시 심각한 수준의 학대다. 방임된 아이는 또래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수밖에 없었다. 마치 늑대 아이처럼 말이다.
미라로 발견된 장소는 누군가에 의해 정교하게 준비된 연극 무대 같은 느낌이다. 돌이켜보면 모든 죽음은 하나의 무대에 올려진 공연과 같은 느낌이다. 이는 범인이 많은 이들에게 이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시까지 더해진 이유 역시 명확한 목적이 있다.
미라가 된 여인의 전 남편은 거칠기는 하지만 범인이라 보기 어려웠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은 명확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망한 사람들 모두가 아이를 방임하거나 학대한 부모들에 대한 복수 형식이다. 그렇게 본다면 개장수인 전 남편은 살인자가 아닌 살해를 당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뭔가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하며 선명해지기 보다는 혼란이 더욱 가중된다.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사건은 분명 아이와 관련되어 있다. 아동 학대와 관련된 이들이 차례대로 죽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이가 범인일 가능성이 언급된다. 트라우마를 가진 이가 선한 동기로 악한 일을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선한 의도와 악한 행위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 결과에 따라 그 의도가 퇴색된다는 점에서 현실 법에서는 정당할 수가 없다. 문제의 그림에 찍힌 도장은 도장이 아닌 그림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림을 그려준 것은 은호였다. 한울 센터에서 관리를 맡고 있는 은호가 아이의 그림에 그려준 것이었다.
은호는 우경의 아이가 사라진 날 온실에서 만난 인물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만삭의 아이도 잃었다. 은호와 인연은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다. 천장에 흘러내리던 물. 그리고 그곳을 가리키는 녹색 옷을 입은 아이를 통해 미라 시체를 발견하기도 했다.
살인 현장에서 함께 살았던 아이의 시선이 은호를 따라간다. 이상할 수밖에 없다. 지헌은 이를 눈치챘다. 다른 이들에게 관심도 없어 보이는 아이가 은호를 주시했다는 것은 뭔가 있다는 의미다. 아이는 목격자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는 알고 있다.
어린 아이라는 점과 자신의 어머니가 죽었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 놀이를 통해 아이의 심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엄마를 배척하는 모습은 명확했다. 어머니는 철저하게 아이를 방임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잔인한 존재였다. 어린 아이 입에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죽인다"는 발언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강렬한 충격을 받았다는 의미다.
무슨 이유로 아버지가 그런 발언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개장수가 아버지라면 방치한 채 못된 짓을 했다고 추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미라가 된 여인에게 다른 남자가 있다면 이야기는 전혀 다른 곳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개장수가 못된 놈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들과 상관 없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니 말이다.
폭력 남편의 죽음으로 환호하던 동숙은 분노했다. 남편이 자살했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없게 되자 형사들을 찾아가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 주장하기 시작했다. 죽었다는 것 자체에 환호했던 동숙에게는 보험금이 중요했다. 하지만 자살로 판명이 나면 그 돈을 받을 수 없다.
동숙이 남편의 죽음을 빠르게 묻어 버리고 싶었던 것은 다크웹에서 접속한 누군가와 연결된다. 그는 남편을 죽게 만든 인물이다. 과거 병력과 습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살로 포장했던 인물. 그게 누군지 명확하지 않지만 모든 사건의 주범일 수밖에 없다.
기이하게도 동숙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우경에게 전화를 한다. 우경이 자신에게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우경은 폭력 남편에서 떨어져 지내라고 했을 뿐이라 하지만 이상하다. 동숙은 왜 우경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이야기들을 쏟아내는 것일까?
다크웹에서 만난 사람과 동일하게 바라보는 동숙의 행동은 그래서 이상하다. 지헌은 우경이 보는 녹색 옷을 입은 아이가 어린 시절 친구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건넨다. 잠재된 기억 속에만 존재하던 누군가가 아니냐는 것이다. 지헌의 이야기를 듣고 어린 시절 앨범을 보던 우경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어머니에게 용돈을 드리며 녹색 옷을 입은 아이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진옥은 움찔했다. 뭔가 알고 있다. 녹색 옷을 입은 아니는 우경이나 동생 세경이거나 혹은 이들과 밀접한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누군지 명확하지 않지만 분명한 사실은 계모인 진옥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우경은 진옥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어린 나이에 우경의 새엄마가 되어 들어온 진옥. 그녀는 단호하다. 지난번 자신에게 대들던 우경에게 거침없이 뺨을 때리고도 사과를 받아내는 진옥이었다. 어린 시절 우경이 진옥의 그 강함에 주눅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우경 집안의 과거사에 사건을 풀어내는 열쇠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긴 잠에 빠져 있는 세경이 깨어나면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경은 그녀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가 있다. 이제는 이혼한 전 남편은 우경의 과거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그녀가 품고 있는 과거의 기억은 무엇일까? 분명한 사실은 우경의 과거를 녹색 옷을 입은 아이가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격자 아이는 용의자 중 은호의 모습을 보며 반응했다. 하지만 그게 범인이라는 단정일 수는 없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카이저 소제의 반전이 존재하듯, 은호가 범인이 아닐 가능성은 더욱 커져버렸다. 형사들 사이에 '소년 A 사건'으로 알려진 방화 사건에 은호가 개입되어 있다.
폭력을 가한 아버지를 태워 죽였다고 혐의를 받던 12살 아이 알리바이를 말한 것은 은호였다. 그 시간 은호가 아이를 자신의 집에 데리고 있었다고 증언해 풀려났다. 아이는 분명 은호 집에 있었다. 문제는 은호가 사건이 일어난 그 시간에 아이와 있었는지 알 길이 없다.
한울 센터에만 있었다는 은호가 꿈나라 보육원과 가까운 곳까지 간 흔적이 뒤늦게 발견되었다. 미라 사건의 아이가 맡겨진 곳은 은호가 자란 곳이기도 하다. 시와 익숙한 사람. 그리고 아이에 대한 극단적 애정과 아동 학대하는 부모에 대한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은호가 범인일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그래서 아닐 가능성도 높다.
우경 역시 이번 사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문제의 한울 센터에서 일하며 학대 받는 아이를 상당해 왔다. 과거 사건들 속 아이와 상담한 인물이 우경이다. 그리고 우경은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가 존재한다. 단독 범행일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우경 역시 용의자에서 제외되기 어렵다.
착한 사람 얼굴을 한 사람. 그게 은호일 수 있다. 미라 어머니가 죽은 후 은호가 아이를 그곳에서 빼내 자신이 지냈던 꿈나라 보육원에 데려다 줬을 가능성은 분명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은호가 범인이라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이 사건은 한 사람의 단독범행이 아닌 의외로 다양한 이들이 하나가 된 사건일 가능성도 농후하다.
차량 안에서 죽은 여성. 그 여성을 죽였다고 알려진 의사의 사례를 봐도 한 사람의 단독범행이 아닌 문제의식을 공유한 '선한 의도'를 가진 이들이 벌인 '악한 행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붉은 달 푸른 해>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아직 그 무엇도 밝혀진 것이 없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