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Views 436 Votes 0 Comment 0
?

Shortcut

PrevPrev Article

NextNext Article

Larger Font Smaller Font Up Down Go comment
?

Shortcut

PrevPrev Article

NextNext Article

Larger Font Smaller Font Up Down Go comment

       



해안가에 독특하게 자리 잡고 있는 제주의 문화

99C5864B5CBBD4CD0F


제주도는 삼다의 섬이라고 하지요. 바람과 돌, 그리고 여자가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 중에 바람은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참으로 거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오랜 세월 모진 바람과 함께 해 온 제주의 자연, 그래서 더 애틋한 감정이 더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거친 제주의 바람의 흔적은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제주 전역으로 해안도로가 뚫리는 바람에 쉽게 해안의 경치들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제주 해안의 풍경은 오직 제주사람들만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풍파에 깎여나간 돌담들, 거친 바닷바람에 몸을 낮추고 살아가는 식물들, 나무들 또한 모진 바람에 견디다 못해 한쪽으로는 자라지도 못하고 가지가 기형적으로 뻗어 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992BE44B5CBBD4CD12


며칠 전 제주에서도 거칠기로 소문난 구좌읍의 해안 길을 달리던 때였지요. 늘 보던 해안 풍경들 속에서의 나무 한그루, 너무 익숙한 풍경이라 그냥 지나칠 법도 한데, 차를 세워보라고 합니다. 동승하신 분은 제주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을 하고 계시는 김원순 선생님입니다.

왜 차를 세우라 한 걸까? 분명 우리에게 무언가를 보여 주시려나 봅니다. 호기심 가득한 일행들을 데리고 바람에 뉘어 자라고 있는 나무숲이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합니다. 늘 보아왔고 의미도 없어 보이는 평범한 나무, 무슨 볼거리가 있다고 이러실까.

99789D4B5CBBD4CE11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고서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제주 식으로 듬성듬성 돌담을 쌓아 둘러놓은 조그마한 공간 안에 수십 년은 되어 보이는 오래 된 팽나무가 자라고 있고, 그 팽나무의 가지는 하늘을 지붕처럼 완전히 덮은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허리를 굽혀야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들어서자마자 예사로운 공간은 아니란 걸 직감했습니다.

9942BA4B5CBBD4CE12


수십 년 된 팽나무에 송악줄과 줄사철나무 줄기기 칭칭 감겨져 있고 줄기를 따라가 보면 하얀 무명천과 창호지들이 여기저기 걸려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당(堂)’의 모습이었습니다. 신들의 고향인 제주도, 곳곳에 당이 많다고는 하지만 이런 곳에 당이 있었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오래전부터 마을사람들과 고락을 같이 해온 사람이 아니라면 과연 이런 곳에 신당이 있을 것이라 누가 알겠습니까.

99381E4B5CBBD4CE0D


 

99A76C4B5CBBD4CF04


동행한 김원순 선생님에 의하면, 이 신당의 이름은 ‘한동망애물해신당’ 즉, ‘남당하르방 중의또’라고 하는 신위를 모셔 놓은 곳이라고 합니다. 생계를 위해 바다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해녀들이나 어부들이 신위를 모셔놓고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곳이라는 얘깁니다. 신위인 ‘남당하르방’은 동해왕국 강원도에서 오신 해신계의 손님이며, 옆 마을인 행원리에서 가지가 갈린 당이라고 합니다.

9958AF4B5CBBD4CF0C


정월 15일경만 되면 제주사람들과 해녀들은 신과세를 지내러 많이 찾습니다. 이곳에 하얀 천이 걸려있고 제사를 지낸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불과 얼마 전에 제사를 지낸 것으로 보입니다. 하얀색의 천만 둘러져 있는 것을 보고는 이 신당은 바로 하르방 당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주도 곳곳에는 할망당이 참 많은데, 할망당에는 오색의 천들이 둘러놓는다고 하는데, 이곳에는 오직 하얀색뿐입니다. 남자들이 사냥을 할 때 부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손목에 하얀천을 두르는 것처럼,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남자신위를 뜻한다는 것이며, 하르방 당에는 하얀천을 걸어놓아 사냥을 갈 때 손목에 감고 가도록 배려 한다는 것입니다.

99A5664B5CBBD4CF10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진 제주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언제나 고통이 함께했습니다. 신앙심을 갖고 신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제주에 많은 신화가 존재하고 지금도 철저하게 지켜지는 것은 나와 가족 그리고 공동체의 무사안녕이 아닐까요. 마을 중심에 존재하는 본향당을 비롯하여 해안가로 즐비한 해신당들, 관심을 갖고 지켜내야 하는 제주의 유산들입니다.

SNS로 더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실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맺기+인스타 친구맺기  +

?

미국생활 - 요리, 맛집, 문화생활

맛집,TV 등 사소한 일상 얘기

  1. No Image

    환상적인 유채꽃 도로, 제주 화순서동로

            환상적인 유채꽃 도로, 제주 화순서동로 유채꽃이 한창 꽃망울을 터트리는 요즘입니다. 올해는 코로나사태로 인해 모든 봄꽃축제가 취소되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조용히 꽃나들이를 다녀오곤 하는 실정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
    Date2020.03.22
    Read More
  2. No Image

    화려하고 알차게 시작된 제주마축제

            화려하고 알차게 시작된 제주마축제 “렛츠런파크제주에서 어제시작, 오늘까지” <제주마축제, 마상기예의 한장면> 어제였죠. 제주도의 아이들은 모두 다 한 곳에 모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문화생활과 즐길 거리가 육지보다는 아무래도 덜하다 보...
    Date2019.10.12
    Read More
  3. 홍차와 스콘과 가엾은 토끼 쿠키의 이야기, 기치죠지 카렐 차페크 카페

    크리스마스 달다구리 스페셜  기치죠지 카렐 차페크 (karel capek) BGM : 달다구리 주연 : 홍차, 스콘, 토끼 쿠키 스푼을 만지작 만지작 주문한 달다구리를 기다리는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여진 달다구...
    Date2011.12.24
    Read More
  4. 홍석천 폐업 최저임금 인상 탓하는 보도들의 황당함

    홍석천이 경리단길과 이태원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올린 글이 가짜뉴스가 되어 떠돌고 있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황당한 것은 홍석천이 최저임금이 인상되어 어쩔 수 없이 폐업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홍석천이 올린 인스타그램에는 그런...
    Date2019.01.18
    Read More
  5. 호텔 델루나-이지은과 여진구 키스로 연 로맨스

    천년을 산 장만월과 귀신을 보는 능력을 얻은 구찬성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예고된 그 사랑은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진행되기 시작했다. 사람이 사망한 후 마지막으로 거쳐간다는 호텔의 주인과 지배인으로 만난 이들의 사랑은 이제 시작되었다. ...
    Date2019.07.21
    Read More
  6. 호텔 델루나 1회-이지은 여진구 홍자매의 저주 풀어낼 수 있을까?

    이지은과 여진구라는 카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문제는 작가가 홍자매라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한때는 최고의 드라마 작가로 사랑받았지만 최근 작들은 졸작의 연속이었다. 그런 홍자매의 신작이라는 점이 <호텔 델루나>를 봐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가장...
    Date2019.07.13
    Read More
  7.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짜장과 치킨의 조합 절대무적이다

    이연복 셰프를 앞세운 <현지에서 먹힐까-미국편>도 화제다. 앞선 중국편도 흥미로운 시도들이었다. 중국에서 넘어왔지만 완전히 변형되어 새롭게 한국 음식으로 재탄생한 짜장면의 인기는 놀라울 정도였다. 만고불변의 맛으로 불러도 좋을 정도로 호불호가 거...
    Date2019.05.09
    Read More
  8. 헝가리 유람선 침몰 재난에 과유불급은 없다

    끔찍한 사고다. 먼 곳까지 여행을 간 여행객들이 참사를 당했다. 어쩔 수 없는 재난이 아닌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라는 점에서 더 답답하다. 좁은 다뉴브 강에는 수많은 유람선들이 오간다. 유럽 최고의 야경 중 하나로 꼽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야경의 정...
    Date2019.05.30
    Read More
  9. 허니문 하우스, 10년 만에 문을 연 제주 최고의 낭만 명소

            허니문 하우스, 10년 만에 문을 연 제주 최고의 낭만 명소 “수십 년 전 제주 최고의 인기 명소” “과거 CF촬영의 성지”   80~90년대에 서귀포와 인연이 있던 분들 상당수는 ‘허니문하우스’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겁니다. 허니문하우스는 파라다이스...
    Date2018.12.26
    Read More
  10. 해안가에 독특하게 자리 잡고 있는 제주의 문화

            해안가에 독특하게 자리 잡고 있는 제주의 문화 제주도는 삼다의 섬이라고 하지요. 바람과 돌, 그리고 여자가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 중에 바람은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참으로 거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오랜 세월 모진 바람과 함께 해 ...
    Date2019.04.21
    Read More
List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71 Next
/ 71

INFORMATION

CONTACT US

이메일 : info@miju24.com

업무시간 : AM 08:00 ~ PM 18:00

www.miju24.com

Copyright 2009~ Miju24.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