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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과 여진구라는 카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문제는 작가가 홍자매라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한때는 최고의 드라마 작가로 사랑받았지만 최근 작들은 졸작의 연속이었다. 그런 홍자매의 신작이라는 점이 <호텔 델루나>를 봐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도깨비>가 촬영된 장소와 방식을 따라했다는 것은 비밀로 치부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다른 작품들에 영향을 잘 받는 작가라는 사실이 <호텔 델루나>에서도 잘 드러났으니 말이다. 가수 아이유가 배우 이지은으로 변신하면 몰입도가 올라간다.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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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를 죽음으로 이끈 장만월(아이유)는 떠돌다 한 객잔에서 주인 마고신(서이숙)을 만나게 된다. '달의 객잔'을 찾는 만월은 그곳에서 실제 존재할 것이라 믿지는 않았던 '달의 객잔'을 만나게 되고 주인이 되었다. 피를 머금은 만월의 칼을 집어삼킨 고목은 그렇게 그 자리에 거대한 객잔을 만들었다.

 

객잔은 세월이 흐리며 조금씩 모습을 바꾸며 역사와 함께 했다. 그리고 세월은 흐르고 흘러 1998년 우연한 사건은 모든 운명을 바꿔놓았다. 잡범인 찬성(여진구)의 아버지가 호텔 델루나에 들어서며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그곳은 죽은 자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었다. 

 

산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곳을 오게 된 것은 돈을 훔쳐 달아나다 계단에서 굴렀기 때문이다. 죽지는 않았지만 사경을 헤매던 찬성 아버지는 그렇게 호텔 델루나로 들어서게 되었다. 앞서 호텔로 들어간 한강에서 빠진 여성을 따라 말이다. 그렇게 들어선 호텔은 대단했다.

 

엄청난 로비와 호화로운 장식들 야외 수영장으로 들어가면 바다가 나왔다. 말도 안 될 정도로 대단한 그 호텔에서 찬성 아버지는 아들을 주기 위해 꽃을 따다 주인 만월과 마주하게 된다. 고목에서 꽃을 따려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 나무는 꽃이 피지 않는 나무였으니 말이다.

 

예쁜 외모와 달리 사악할 정도로 내정한 주인 만월에 잘못 걸리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호텔 식구드른 잘 안다. 두려운 존재인 만월에게 아직은 인간인 그 남성이 발각되면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 절체절명의 순간 만월은 제안을 한다.

 

지금 죽을 것인지, 아니면 20년 후에 아들을 자신에게 넘길 것인지 말이다. 찬성 아버지는 당장 살아야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이 영혼을 판 데미안과 같은 것일지 상상도 못했다. 그렇게 살아난 찬성의 아버지는 그 놀라운 기억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확신을 가진 찬성 아버지는 아들을 해외로 나가 20년이 지난 시점 돌아올 수 없도록 했다.

 

찬성 아버지 전에 들어온 귀신은 잠입 수사를 하던 경찰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드러나 죽임을 당했다. 그 복수를 원하는 경찰을 대신해 만월은 시장에게 총을 쐈다.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그리고 실제 죽을 수는 없지만 살아생전 가장 지독한 공포와 함께 할 수밖에 없게 된 시장. 억울하게 사망한 경찰의 정의 실현이었다.

 

만월은 대가를 받고 일을 해준 것이다. 범죄 증거로 획득한 다이아몬드를 받고 행복했던 그는 이내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사치로 인해 빚을 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20년을 넘긴 현재 시점 찬성은 호텔리어로 국내로 돌아왔다.

 

최고 대학을 나와 모두가 부러워하는 호텔리어로 성장한 찬성은 아버지가 유언처럼 밝힌 20년 전까지는 한국에 와서는 안 된다는 유지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국내 최고 호텔에 스카우트가 된 날 찬성은 원치 않은 선물을 받았다. 매년 생일만 되면 오는 '달맞이 꽃'이 다시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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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처음 꽃을 보낸 장만월과 마주한 찬성은 그녀가 준 선물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선물이라는 것은 입김이었다. 그 입김이 무슨 결과를 낳을지 찬성은 미처 몰랐다. 자신을 피해 다닐 줄 알고 21년이 되는 해를 기다렸다는 만월이 두려워 도망을 치려던 찬성은 자신이 귀신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눈이 없는 기괴하고 무서운 귀신을 처음으로 보고 놀란 찬성 앞에 다시 등장한 만월. 그가 원한 것은 자신의 호텔에서 지배인으로 일할 찬성이 귀신을 봐야 하기 때문에 충격요법을 사용한 것이었다. 맛집과 화려한 명품들을 사랑하기 이상한 귀신도 사람도 아닌 만월이 당황스러운 찬성이다.

 

만월로 인해 몰락했다 생각한 폐인이 된 시장이 공격한 사건은 이들의 운명을 확고하게 만들었다. 흉기에 찔린 만월은 찬성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며 더는 찾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착한 찬성은 리어카를 가지고 와서 병원으로 데려가려 했다. 그 선택은 운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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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운명들이 겹겹이 쌓여 인연이 된 만월과 찬성. 그녀가 원하는 것은 영원한 죽음이다. 이를 얻기 위한 조건들은 존재할 것이다. '달의 객잔'를 남기고 사라진 못된 신을 대신해 영원히 늙지도 않고 그곳을 지키는 만월도 이제는 영원히 잠이 들고 싶었다. 그런 간절함 속에 등장한 찬성과의 사랑은 <호텔 델루나>의 핵심이 될 것이다.

 

홍 자매는 이번에도 창의적인 소재보다는 어디선가 많이 봤던 이야기들로 채워냈다. 누가봐도 <도깨비>와 유사한 구조와 형식. 오마주로 생각했다면 첫 회에서는 그렇다고 생각할 수는 있다. 문제는 이후 이야기에서 얼마나 독창성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냐이다.

 

이지은과 여진구 조합은 좋았다. 이지은이 아니면 촬영하지도 않을 것이다는 배수진을 치고 섭외한 이유는 첫 방송에 잘 드러났다. 이지은이 아니었다면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으니 말이다. CG 등은 깔끔했다. 문제는 익숙한 이야기의 반복을 이후 전개 속에서 버리고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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