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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관심과 인기를 받기 어려운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골수팬들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은 것 역시 <머니게임>이다. 어려운 경제 논리가 대두된다는 점에서 시청 장벽을 높게 잡고 포기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연기가 되는 배우들이 전면에 나선다는 것부터 기대감을 키운다. 믿고 봐도 좋을 세 배우를 첫 회 충분하게 살렸다는 점도 반갑다. 각자의 캐릭터를 극대화하면서 과하지 않게 이들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는 방식 역시 흥미롭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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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연기하는 채이헌은 금융위 금융정책국 과장이다. 말 그래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최고의 인재이기도 하다. 그의 아버지는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학자라 불리는 채병학 교수다. 대한민국에 신자유주의를 뿌리내린 존재인 채 교수의 아들이지만 그는 아버지를 싫어한다.

 

수많은 이들이 존경하고, 그의 말 한마디에 금융위원장도 갈릴 수 있을 정도의 힘도 가진 채 교수다. 아들 이헌도 그런 아버지가 존경스러웠지만, 성장해 그가 걸어왔던 길을 확인한 후 싫어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역대 정권마다 연을 맺으며 그들이 원하는 경제 이론을 만들어 봉사해왔기 때문이다.

 

시장주의 경제학을 표방하면서도 권력과 결탁해 그들이 원하는 경제 정책에 이바지한 아버지가 이헌은 싫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헌은 금융위부위원장인 허재(이성민)의 부름을 받았다. 금융위원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허재는 이헌에게 자신과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했다.

 

금융위원장을 한 방에 날린 것은 채이헌이었다. 국감장에서 정인은행과 관련해 소신 발언을 한 탓이다. 현 정부의 방향과 다르게 정인은행을 팔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공적자금만 먹는 하마가 되어버린 부실 은행. 그렇게 품은 부실기업들로 인해 국가 경제가 좀먹고 있음을 금융위도 알고 있었지만 침묵으로 대신해왔다. 

 

IMF 시절 막내로 굴욕적인 상황들을 모두 목격했던 허재는 신자유주의 신봉자인 채병학 교수를 증오했다. 그런 자들이 나라를 좀먹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큰 꿈을 품고 나라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도 중요하다 생각하는 허재는 그 기회를 잡았다.

 

공무원 연수를 받는 현장에서 허재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이혜준(심은경)은 IMF 시절 직격탄을 맞은 아버지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주거래 은행이 부실로 미국 투자가의 손에 넘어가던 날. 서럽게 울던 아버지와 차가운 미소를 날리던 투자회사 바하마의 섀넌을 일곱 살 어린 소녀는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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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한 돼지같은 모습을 하고 서럽게 우는 이들을 바라보며 웃던 은행장의 모습도 잊지 못한다. 혜준에게 은행과 경제가들의 모습은 타락한 탕아 들일뿐이다. 그런 자들과 맞서기 위해 그는 기재부 국제금융국 사무관이 되었다. 20대 나이에 5급 공무원이 된 혜준은 말 그대로 인간 승리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망한 후 혜준은 고모네 가족과 살았다. 가난하지만 화목한 그 집에서 혜준은 실업계 고교를 선택했다. 돈이 더 중요했던 혜원은 지방대를 다니며 악착같이 공부해서 그 어렵다는 기재부 사무관이 되었다. 혜원이 나온 학교에서는 최초인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혜원이 대단한 성과를 거뒀지만 폐쇄적인 조직 기재부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 기재부에 첫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행시 3위를 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졸업학교를 확인한 후 차갑게 돌아서는 장의 모습은 이곳이 어떤 조직인지 알 수 있게 한다.

 

말 그대로 엘리트 그룹들이 지배하는 폐쇄적인 마피아 조직과 다름없는 그곳에서 지방대를 나온 설자리가 없다. 더욱 혜원이 가게 된 국제금융국은 해외 유명 대학을 나온 자들이 포진한 곳이다. 그곳에서도 지방대를 나온 혜원은 무시의 대상이었다.

 

국제금융국장이 사무관인 혜원에게 복사를 시키는 행위는 악의적으로 무시하겠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혜원은 어떻게 버텨낼 수 있을까? 금융위부위원장 허재에게 당돌할 정도로 강력한 질문을 던지며 압박한 혜원은 어설픈 엘리트주의 마피아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자신이 금융위원장이 되는 것을 막으려는 채 교수를 벼랑 끝에서 밀어버린 허재. 죽일 의도까지는 없었지만 지독할 정도로 허재를 싫어하는 채 교수와 언쟁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대통령에게 직접 허재가 금융위원장 자격이 없다는 고언을 적었던 채 교수의 죽음은 어떤 파장을 불러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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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IMF가 터지던 해 은행을 헐값에 사들였던 기업 사냥꾼들이 다시 정인은행을 집어삼키기 위해 돌아왔다. 그리고 당시 사무관이었던 허재는 금융위 수장의 모습으로 그들과 재회했다. 숫자놀이를 하며 금피아들의 이야기들이 얼마나 흥미롭게 다뤄질지 궁금해진다. 

 

제법 무겁게 시작된 <머니게임>은 쉽지는 않다. 대중적이기 보다 묵직한 주제를 품고 간다는 점에서 쉽게 포기할 수도 있는 드라마다. 하지만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면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갈 수 있을 듯하다. 세 명의 배우가 첫 회부터 흥미롭게 제시되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세 명 중 하나를 응원하며 그들의 삶을 함께 하는 것도 흥미롭게 즐기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경제 이야기를 다루지만 결국 사람들의 이야기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경제 전문가들이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지. 그 과정에서 드러난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머니게임>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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