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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1일 샌드라 블랜드는 취직 인터뷰를 위해 텍사스 월러카운티에 갔다가 극히 사소한 일로 교통경찰 브라이언 엔신이아와 말다툼을 했다. 결국 그녀는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된 지 3일 만에 자살로 28세의 생을 끝냈다.

블랜드는 흑인 여성이었고 사건에는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다.

경찰차에 부착된 비디오 카메라 내용을 통해 밝혀진 블랜드의 어처구니 없는 비극은 다음과 같다.

블랜드의 차 뒤에 경찰차가 가까이 따라왔다. 그녀는 비켜주기 위해 옆 차선으로 이동했다. 이때 경찰은 다시 뒤를 따라와 블랜드를 정지시켰다. 그녀는 창문을 열고 경찰의 접근을 기다렸다. 블랜드는 몹시 화가 나 "당신을 비켜주느라 차선을 바꾸었는데 왜 티켓을 주려고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경찰은 "차선을 바꿀 때 신호를 주지 않았다"며 티켓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블랜드에게 담배를 끄라고 명령한다. 블랜드는 "내 차에서 내가 담배 피우는데 무슨 문제냐"며 듣지 않는다. 차 밖으로 나오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자 경찰은 레이저총으로 위협하면서 그녀를 무력으로 끌어냈다. 경찰이 수갑을 채우려고 하자 그녀는 반항한다. 경찰은 그녀를 땅바닥에 팽개치고 수갑을 채운 후 카운티 구치소에 구금시켰다.

이 사건을 보면서 혹시 '내가 블랜드였다면 어떻게 처신했을까' 생각하면서 경찰의 검문과 시민의 권리를 돌아보게 됐다.

첫째, 거리를 순찰하는 경찰은 좋은 경찰도 있고 나쁜 경찰도 있다. 또, 친절할 수도 있고 불친절할 수도 있다. 정지요청을 받았을 때 경찰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예의있게 대해야 한다.

둘째, 시종일관 침착을 유지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훈련이 필요하다. 화를 내지도 말고 상대를 자극하지도 말라. 묻는 말에만 간략하고 협조적으로 대답하라.

셋째, 경찰이 접근했을 때는 면허, 보험, 자동차 등록증 등을 옆에 준비한다. 차로 온 경찰은 정지요청 이유를 설명할 것이다. 어떤 경찰은 유도심문으로 "왜 정지요청을 했는지 아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유도심문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자발적인 고백이나 설명은 혹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넷째, 경찰의 이유가 분명하고 타당하면 친절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처분을 기다려라.

다섯째, 경찰의 이유가 정당하지 않거나 잘못이 없다면 동의하지 않는다고 정중하게 말하라. "경관, 나는 침묵하겠습니다." 이 말은 '더이상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 이것은 나의 헌법적 권리다. 필요하면 법정에서 판가름하겠다'는 의미다.

절대 논쟁하지 말라. 이쯤 되면 경찰은 티켓발부 여부와 관련해 재량권을 행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일부 경찰은 거짓말을 하고(수사상 그럴 수도 있다), 권력 행사를 하고, 헌법이 보호하는 시민의 권리를 침해한다. 이런 일은 특히 인종차별을 일삼는 경관 중에 많다.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경찰은 법을 위반할 권리가 없다. 시민의 권리를 특별한 이유없이 침해하면 처벌을 받게 된다. 침해가 심각하면 실직하게 되고 손해배상을 물게 될 수도 있다.

시민으로서 법적 보호를 받는 것은 중요하다. 무기를 휴대한 경찰은 경계대상일 수도 있다. 자극하지 말고 명령에 순수히 협조하고 차후 법정에서 해결해야 한다.

법적 해결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이 불편 때문에 안한 것을 시인하는 것은 자유민주사회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 용 식/아이오아 주립대 명예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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